천 원짜리 러브레터
2024.04.29
너에게 편지를 썼어 조폐공사 아저씨들이 알면 큰일나겠지만 천 원짜리 지폐에 깨알같은 글씨로 너의 안부와 나의 마음을 적었어 그 돈으로 편의점에 가서 담배 한 갑을 샀어 언젠가 그 돈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거쳐 혹시나 네 손에 들어가게 되면 어느 날 네가 카페에서 헤이즐럿 커피를 마시고 받은 거스름돈 중에 혹시나 그 돈이 섞여 있어 그럴리는 없겠지만 만약에 정말로 만약에 그랬다면 너 돌아와 줄래 운명이라 생각하고 그 돈으로 영원히…… 내 마음을 사지 않을래? /천 원짜리 러브레터, 유미성